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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인간의 잔인함과 인과응보의 상징 고대 그리스 시대 끔찍한 형벌 도구 '팔라리스의 황소'!

by Mynickname 2021.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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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

놋쇠 황소의 이야기는 현재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남부 해안에 있는 아그리젠토라는 도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기원전 6세기경 이곳에는 '아크라가스'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가 있었는데 당시 왕은 아크라가스에 제우스 신전을 지을 건축 책임자로 팔라리스라를 임명하게 됩니다. 그런데 팔라리스는 일꾼들을 선동하여 왕을 몰아내고 권력을 장악해 왕위에 오르게 되는데 이후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으며 폭군으로 이름을 떨치게 됩니다. 자기가 왕의 자리를 빼앗은 것처럼 누군가가 자신을 왕위에서 물러나게 할까 봐 늘 전전긍긍했던 팔라리스는 어느 날 한 남자를 부르게 됩니다.

놋쇠 황소의 탄생

그는 당시 아테네에서 유명한 과학자이자 조각가인 페릴루스였는데 팔라리스는 페릴루스에게 모두가 자신을 두려워할 만한 물건을 만들어 오라고 지시합니다. 만약 왕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울 것을 염려하던 페릴루스는 고민이 깊었고 몇 개월이 흐른 뒤 완성된 물건을 가져오는데 그것이 바로 놋쇠로 된 황소였습니다. 놋쇠로 만든 황소는 다름이 아닌 형벌 도구였는데 속이 텅 비어있고 한쪽에 작은 문이 달려있었습니다. 그 문으로 사람을 황소 틀 안에 집어넣고 자물쇠로 문을 잠근 다음 황소의 배 부분에 불을 피워 뜨거운 열기로 사람을 죽게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심지어 페릴루스는 황소 틀 내부에 놋쇠로 된 관을 장착하여 고문당하는 사람의 비명 소리를 마치 소의 울음소리처럼 울려 퍼지게까지 만들었습니다. 팔라리스는 매우 흡족하였는데 놋쇠 황소를 시험해보겠다는 이유로 그것을 만들어온 페릴루스를 첫 번째 희생양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페릴루스는 사망하기 직전 놋쇠의 황소에서 끌려 나와 돌산의 거리라는 곳에 던져져 매장도 되지 않은 채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나온 놋쇠의 황소 입니다.
놋쇠의 황소, 출처:영화 신들의 전쟁

인과응보를 안겨준 놋쇠의 황소

그 뒤 팔라리스의 성에서는 놋쇠의 황소에 갇힌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팔라리스의 통치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놋쇠의 황소 안에서 잔혹하게 목숨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16년 뒤인 기원전 554년 폭정을 펼치던 팔라리스 역시 자신이 저지른 방식 그대로 반란에 의해 왕좌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라 반란군에 의해 팔라리스 역시 놋쇠의 황소에 들어가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만들라고 지시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데 사용된 그 놋쇠의 황소가 결국 본인의 무덤이 된 것입니다.

 

놋쇠의 황소는 인간의 잔혹함을 보여준 형벌 도구로 그것을 직접 만든 사람들까지 놋쇠의 황소에서 죽임을 당하는 '인과응보'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도 놋쇠의 황소는  인간의 잔인함과 끝이 없는 고통의 상징으로 비유되고 있습니다.

잔인한 형벌도구 놋쇠의 황소 입니다.
잔인한 형벌 도구 놋쇠의 황소

중세까지 사용 기록이 있는놋쇠의 황소, 관악기의 시초가 됨

놋쇠의 황소는 영어로는 "Bronze bull of Phalaris(팔라리스의 놋쇠 소)", "Brazen bull(놋쇠 황소)" 혹은 "Phalaris cow(팔라리스 소)"라고 부르는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팔라리스의 죽음을 끝으로 놋쇠의 황소는 바다에 던져졌다고도 하고 일부 기록에서는 북아프리카에 카르타고 사람들이 시칠리아를 정복하고 놋쇠의 황소 가져갔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역사학자들은 놋쇠의 황소가 중세시대까지 사용됐다고 주장하는데 기원전 92년 가톨릭 순교자인 성 유스타스와 성 안티파스 그리고 4세기경 터키 중남부의 도시인 타르수스의 가톨릭 사제 펠레지아가 놋쇠의 황소에서 처형당했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14세기 초반에 쓰인 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도 놋쇠의 황소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실제 사용되었던 놋쇠의 황소는 남아있지 않고 벨기에 고문 박물관에 그 모형만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당시 놋쇠의 황소 안에 장착돼 희생자들의 비명을 올리게 한 놋쇠관은 관악기의 시초가 되었다고 합니다.

벨기에 박물관에 전시된 놋쇠의 황소입니다.
벨기에 박물관에 전시된 놋쇠의 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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